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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융위기 그 끝은 어디인가?

김세규
Author
admin
Date
2008-03-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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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금융위기 그 끝은 어디인가?

"악마는 맨 뒤에 처진 사람을 잡아먹는 법이다."

"재주껏 도망쳐라." "맨 뒷사람이 개에 물린다."

【광기, 패닉, 붕괴-금융위기의 역사 중에서】



1637년 네덜란드 튤립 거품 이후 자본주의의 역사는 탐욕과 광기, 그리고 공포로 이어지는 거품의 생성과 소멸로 점철돼 왔다. 지난 17일 글로벌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가 JP모건에 주당 2달러라는 헐값에 매각된 사건은 거품 붕괴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간 한 금융기관의 에피소드일 뿐이다. 소용돌이가 확산될 때마다 미처 도망치지 못한 투자은행과 헤지펀드들 중에서 또 다른 희생 양이 속출할 수 있다는 공포가 월스트리트를 짓누르고 있다.

◆ 탐욕이 부른 거품

= 세계 최대 헤지펀드였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가 1998년 무릎을 꿇을 당시 후견자 노릇을 했던 베어스턴스는 매몰차게 행동했다.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LTCM에 돈을 물린 금융기관들이 미국 뉴욕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지휘에 따라 반강제로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섰지만 베어스턴스만은 꿋꿋하게 거절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관련 채권담보부증권(CDO)이라는 새로운 금융상품에 탐닉했던 베어스턴스는 10년 만에 거품 붕괴의 또 다른 희생양이 되었다. 사실 지난해 8월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타했던 서브프라임 부실 충격도 결국 베어스턴스 소속 헤지펀드들이 무리한 레버리지 투자를 했다가 자산가격이 폭락하면서 청산위기에 내몰린 게 단초였다.

베어스턴스는 과거 LTCM의 몰락 전철을 그대로 밟았다.

미국 뉴욕 FRB의 감독에 따라 지난 17일 오전 JP모건체이스에 2억3620만달러라는 헐값에 매각됐다. 월스트리트에 있는 베어스턴스 본사 빌딩의 4분의 1도 안되는 가격이다. 베어스턴스 주식은 지난 10일께만 해도 주당 60달러에 거래됐다. 지난주 말에는 30달러로 반토막이 났고 휴일 사이 미국 뉴욕 폭탄 세일이 진행되면서 2달러짜리 '휴지조각'으로 변했다.

베어스턴스의 회사 가치가 불과 1년 만에 100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 월스트리트의 손실 고백 행진

= 거품은 항상 터지게 마련이다.

거품은 그 자체로 지탱할 수 없는 가격변동이나 현금흐름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미국 월가 투자은행들의 1분기 손실 고백 행진은 다시 시작됐다.

지난 18일에는 리먼브러더스가 18억달러, 골드만삭스 10억달러, 19일에는 또 모건스탠리가 23억 달러 규모 자산 상각을 고백했다.

CDO와 관련된 부실 자산 상각처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일각의 추측에도 불구하고 글로벌투자은행들의 '손실 고백 행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시장에서는 주택 가격 하락이 계속 진행되면 투자은행들의 손실폭도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앞으로 수개월 안에 서브프라임 관련 자산 추가 상각 규모가 2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월가는 이들 대형 투자은행의 실적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18일 발표된 리먼브러더스와 골드만삭스의 실적은 시장의 전망치보다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 미국 신용경색 위기의 파고를 한고비 넘게 했다. 4월 중에는 메릴린치(17일) 씨티은행(18일) JP모건체이스(18일) 뱅크오브아메리카(21일) 등의 실적발표가 예고되어 있다.

워싱턴에 있는 美 FRB.
◆ 시가평가(Mark to Market)의 함정

=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항상 거품에는 시중은행(Commercial Bank)들이 끼어 있었다. 유동성이 풍부해져 경기가 좋으면 대출을 마구잡이식으로 늘렸다가 상황이 반전돼 통화당국에서 유동성을 죄기 시작하면 대출을 갑자기 회수하는 과정에서 거품은 발생하고 또 터졌다. 비가 오면 우산을 뺏는 게 마치 시중은행들의 직업이기라도 한듯이 말이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거품을 만들어내는 주범은 더 이상 시중은행이 아니다. 1998년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TCM)와 같은 헤지펀드, 그리고 이들에게 돈을 대준 투자은행(Investment Bank)들이 시중은행들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유동성 과잉이 초래하는 거품의 한가운데에는 메릴린치, 씨티은행과 같은 투자은행들이 있다. 그렇다면 대출업무에 직접 간여하지 않는 투자은행과 헤지펀드들이 어떻게 거품의 생성과 소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까.

지난 1월 매일경제-한미경제학회(KAEA) 이코노미스트상 수상자로 선정된 신현송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는 전통적으로 볼 때 시중은행들이 유동성 버블의 주범이었지만 최근에는 투자은행들이 대차대조표 관리를 통해 유동성 과잉을 초래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투자은행들은 분기마다 시가평가(Mark to Market)에 따라 대차대조표를 다시 작성해서 시장과 주주들의 평가를 받는다. 공장에 '유휴 설비'가 남아돌고 있으면 비효율적인 경영이라고 지탄받듯이 투자은행들도 대차대조표 안에 사용되지 않는 '잉여자본'이 있으면 주주와 투자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게 된다. 투자은행들은 대차대조표 안에 잉여자본이 발생했다는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항상 일정 비율 이상으로 레버리지를 관리하려고 한다. 지렛대를 의미하는 레버리지란 남의 돈을 빌려 투자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뜻이다.

경기가 좋아져 투자은행들이 돈을 많이 벌어 대차대조표상에 자본이 늘어나면 투자은행들은 대출 자산 등을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 자본이 늘어났는데 자산이 증가하지 않으면 '잉여자본'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들의 늘어난 자산은 곧 경제 시스템 내에서 유동성 증가로 연결된다. 반면 경기가 나빠져 투자은행들의 손실폭이 커지고 자본이 줄어들게 되면 대출자산도 급격하게 줄여야 한다. 경기 침체기에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지는 위험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들은 자신이 보유한 증권가격이 하락하면 이를 즉시 장부에 계상한 뒤 손실처리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투자은행들의 부실자산 상각은 대차대조표상으로는 자본은 감소하는데 대출 자산은 줄어들지 않은 상황, 다시 말해 레버리지 비율이 적정 한도를 훨씬 초과하는 상황으로 인식된다. 그 결과 투자은행들이 자본이 줄어들면 대출자산을 더 크게 줄이면서 시중 유동성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된다. 지난해 8월 이후 서브프라임 관련 CDO 등 모기지 채권 거래가 시장에서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신용평가회사들이 매겨놓은 CDO 채권 가치를 투자자들이 믿지 못한 데다 미국 부동산 가격 급락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모기지 채권 가격 산정 자체가 힘들어졌다. 모기지 채권 가격이 하락하자 시중에서 돈을 꿔다가 모기지 관련 자산에 대규모 투자를 했던 투자은행과 헤지펀드들은 악순환의 고리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시가평가가 문제를 더욱 키웠다.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투자은행들이 보유한 모기지채권 등 자산을 시장가치에 따라 평가하는 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모기지 채권 관련 시장이 패닉으로 치달으면서 시장에서 매겨진 가치 자체가 터무니 없는 수준까지 떨어져 버렸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시장실패가 발생했다.

담보로 잡은 헤지펀드와 투자은행들의 보유자산의 시장 가치가 폭락하자 투자자들은 마진콜(추가증거금)을 요구하고 나섰다. 마진콜에 내몰린 헤지펀드들은 현금을 구하기 위해 보유자산을 폭탄 세일했고 그 결과 이들 채권의 자산은 추가 폭락했다. 폭락이 폭락을 부르는 악순환은 거듭됐다.

◆ 유동성 감소효과 9100억달러

= 첨단금융기법의 발전과 금융시장이 급속도로 개방되면서 투자은행들에 의한 금융시장 교란은 갈수록 심화됐다.

2007년 상반기까지 투자은행들의 자산과 레버리지 증폭 효과가 연속적으로 맞물려 돌아가는 과정에서 은행들은 경쟁적으로 대출을 늘렸고 글로벌 유동성은 크게 팽창됐다. 반면 지난 하반기부터 정반대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자산 축소와 레버리지 축소 효과가 증폭되면서 유동성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2월 말 미국 통화 정책 포럼에서 발표된 신 교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전 세계 은행들의 손실이 4000억달러 규모까지 불어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4000억달러라는 규모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 같은 손실이 미국 금융기관들의 대차대조표에 영향을 주면서 미국 경제 전체에 대한 유동성 공급을 축소시킨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레버리지 충격을 통해 미국 경제의 유동성은 얼마나 줄어들게 될까. 골드만삭스는 미국 은행들은 모기지 부실로 인해 2000억달러가량의 추가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상업용 부동산(CRE) 관련 대출에서도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외 모기지 대출인 알트에이(ALT-A)나 2차 자산대출(HELOC)에서도 부실이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에서 1830억달러, 서브프라임 외 모기지 대출 부문에서 약 970억달러 규모 추가 손실을 예상하고 있다. 다시 말해 미국 주택가격이 급락하고 미국 경제가 침체에 접어들면 부동산 관련 손실은 추가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 미국 공격적 금리인하만으론 한계

= 신 교수는 미국 투자은행들에 의한 유동성 감소 충격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투자은행들이 연기금이나 국부펀드 등에서 신규자본을 재빨리 충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본이 빨리 늘어나야 대출 자산을 강제 축소해야 되는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

미국 FRB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만으로는 투자은행들의 유동성 감소 충격에 대응할 수 없다. 문제는 최근의 거품 붕괴가 부동산 가격 하락과 개인들의 자산 붕괴로 이어지면서 단순히 유동성 위험(Liquidity Risk)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신용위험(Credit Risk)이나 부도위험(Solvency Risk)으로까지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로 미국 기준금리는 이미 2.25%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미국 FRB가 기준금리를 0% 아래로는 더 이상 낮출 수 없다.

명목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지면 물가하락으로 실질금리가 높아지더라도 이를 인하하기 어렵게 된다. 제로 수준의 명목금리 아래에서는 채권보유와 통화보유가 무차별적으로 되므로 유동성은 포화상태가 되며 중앙은행의 금리 조절이 효력을 잃는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 이른바 거품 붕괴 최악의 시나리오인 '부채디플레이션(Debt Deflation)' 상황에 빠져들게 된다.

시가평가라는 함정에 휘말린 투자은행과 헤지펀드들은 극심한 돈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한국의 국민연금처럼 장기 투자를 하기 때문에 시가평가의 함정에서 벗어나 있는 연기금이나 중동 산유국들의 국부펀드에는 돈이 넘쳐 흐른다. 하지만 거품 붕괴의 소용돌이가 끝날 때까지 이들은 덜컥 미끼를 물려 들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그 시기는 미국 정부가 공적자금을 동원해서 은행들이 보유한 모기지 채권들을 사들이기로 결정할 때가 될 것이란 추측이 월스트리트에서는 흘러나오고 있다.


매일경제 이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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