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시장이 향후 10년에 걸쳐 서서히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하버드대학교 주택연구센터가 발표한 ‘2008년 전미주택현황’에 따르면 현재 주택시장은 가격과 판매는 하락세를 지속하는 반면 주택압류와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이자율은 급등하는 등 세계2차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지만 앞으로 10년간 수요가 늘면서 차츰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연구센터 니콜라스 레치나스 국장은 “주택시장이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도 좋은 소식이라면 인구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라며 “이들 모두 살 곳이 필요한 만큼 점진적인 주택시장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최근 결혼시기가 늦춰지고 이혼이 늘고 있어 이에 따른 추가적인 주택 수요도 상승곡선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연간 120만명에 달하는 신규 이민자와 베이비부머 세대의 기대수명 연장, 성년기로 들어서는 에코 부머 세대들도 수요 확산에 한 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오는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가구수 증가는 연평균 140만가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먼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주택매물의 소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 2005년부터 2007년까지 팔리지 않고 있는 신규, 기존주택 매물은 46% 증가해 212만가구에 달했으며 이같은 매물이 주택가격과 자산가치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지목됐다.

또 올해 초 신규, 기존주택이 매물로 나와있는 기간은 각 11개월, 10.7개월로 이러한 판매대기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가격과 이자율, 실업률 하락, 그리고 소비자신뢰지수 회복과 신규주택건축 감소의 선행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와 함께 웨슬리대학 경제학 교수이자 부동산컨설팅업체 피저브CSV 공동 창립자인 칼 케이스도 “역사적 사이클로 볼 때 최근의 급격한 신규주택착공 감소가 조만간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를 낳고 있다”며 “신규이민 증가와 같은 여러 지정학적 요인도 주택시장의 장기적 회복 가능성을 높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990년 초 일어난 주택시장 붕괴시에도 신규이민자 유입이 많았던 로스엔젤레스의 경우 타 도시보다 회복세가 빨랐다”며 “이들의 주택구입이 시장의 가격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뉴스 뉴욕=채지용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