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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사태 불 껐지만, 미국 경기 침체는 불 보듯"

김세규
Author
admin
Date
2008-06-28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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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8



●'금융위기 권위자' 신현송 프린스턴大 석좌교수

"美 주택가격, 3~4년간 25~30% 더 떨어질 것
손실 메우지 못한 은행들 아직도 자금난 시달려
우량 주택담보대출로 부실 번진다면 큰 문제"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으로 인한 부실은 일단락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건 빙산(氷山)의 일각일 뿐이죠. 경기 하강으로 인해 프라임(우량 주택담보대출)과 기업 대출, 가계 대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등으로 부실이 번질 겁니다. 결국 미국 경제는 침체(recession)에 빠지겠지요."

금융위기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신현송(49) 미 프린스턴대 석좌교수는 거침이 없었다. 그는 전 세계를 강타한 서브프라임 사태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속사포처럼 답변하는 그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묻어났다.

지난 19일 서울대 경제학부 객원교수실에서 신 교수를 인터뷰했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부가 올해 처음 개설한 '여름 경제학 특강' 첫 번째 강사로 영입돼 2주일 간 특강을 했다.

그는 미국 경기가 하강(slow down) 국면을 넘어 침체(recession)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 가장 큰 원인으로 주택 가격을 꼽았다. 그는 "미국의 주택가격이 25~30%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필연적인 것은 아니었다"면서 "정책 조합(policy mix)을 제대로 구사했더라면 막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닷컴버블 이후 꺼져버린 경기를 회복시키려고 금리 인하 정책을 지속했던 게 중요한 원인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당시 금리 인하를 주도했던 앨런 그린스펀(Greenspan) 전(前) 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장에게 책임이 있다는 말인지요?

"그렇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사실은 벤 버냉키(Bernanke) 현 FRB 의장도 책임이 있어요. 2002년부터 미 FRB 이사였으니까요. 그는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연설을 여러 차례 했어요. 당시 금리 정책에 관한 한 두 사람은 한 치의 오차도 없었어요."

그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작년 여름에도 버냉키가 사태의 중요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는 통화 정책을 단순히 소비자 물가를 잡는 수단으로 생각하고 금융 안정성 문제는 금융 규제로 풀어야 한다는 전통적인 개념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는 서브프라임 사태의 다른 원인으로 단기 수익을 좇는 은행가들의 속성을 꼽으며, 작년 7월 척 프린스(Prince) 당시 씨티그룹 회장이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한 내용을 소개했다.

"프린스 당시 회장은 '음악이 나오면 계속해서 춤을 출 수밖에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어요.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지기 일보직전이었는데 말이에요. 문제가 뻔히 보이는데도 은행가로서는 단기 수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대출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지요."


 
―서브프라임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은행의 행위에서 찾아야 하겠죠. 은행은 위험이 낮으면 대출을 늘려 자산을 많이 보유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국은 2003년 이후부터 연준(FRB)에서 금리를 낮게 유지했고, 거시경제적인 불안정성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감당할 수 있는 위험이 늘어났다고 판단한 은행들은 당연히 자산을 불렸습니다. 미국의 통화정책이 은행이 대출자산을 늘리는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한 셈이지요.

그런데 왜 유독 미국에서 은행 대출자산이 급증했을까요? 답은 증권화(證券化·securitization)입니다. 다른 나라 은행들은 대출해주면 대출자산으로 유지했지만 미국에선 대출한 자산을 다시 증권으로 만들어 되팔았죠. 예컨대 풍선을 은행 전체 자산이라고 치고, 공기를 대출자산이라고 봅시다. 자산을 늘리려면 풍선을 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공기, 즉 대출자산이 필요하겠지요. 그런데 상환 능력 있는 사람이 줄어들면 풍선을 그만 불어야 하는데, 서브프라임 쪽에서 대출자산을 계속 늘려 풍선을 계속 불어댄 겁니다. 결론적으로 금리가 매우 낮아 은행이 자산을 확대하기 유리했다는 점과, 증권화된 금융구조 등 두 가지가 서브프라임을 일으켰다고 보면 됩니다."

―미국에 증권화된 대출자산이 그렇게 많았습니까?

"1980년대 초만 해도 미국에서 은행이 보유한 모기지 자산이 증권화된 모기지 자산보다 5배 정도 많았어요. 하지만 작년 말 통계를 보면 미국의 모기지 자산 11조 달러 가운데 은행 모기지가 3분의 1인 반면, 증권화된 모기지 자산은 3분의 2를 차지할 정도로 크게 불어났습니다."

그는 그러나 앞으로는 증권화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서브프라임 사태의 주범 중 하나인 CDO(자산담보부증권)의 경우 올 들어 거의 발행된 게 없을 정도로 마비 상태에 빠져 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앞으로는 증권화된 금융상품의 경우에도 구조가 단순화되고, 상품간 차이도 줄어들어 투자 위험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브프라임의 손실 규모는 얼마나 되나요?

"저는 지난 2월 말 발표한 논문에서 서브프라임 손실 규모를 4000억달러로 추정했어요. 그러다 최근에 논문을 갱신해서 5000억 달러로 수정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상업은행이나 투자은행들은 대부분 서브프라임 손실을 시인하고 회계 처리했습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터진 작년 3분기부터 지금까지 1년간 손실을 처리한 거죠. 은행 부문의 손실은 거의 드러났다고 봅니다. 더 이상 은행권에서 추가 손실은 없을 겁니다.

문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은행이 손실을 아직까지 메우지 못한 거죠. 증자(增資)가 아직 절반 밖에 안 됐어요. 자금 경색 때문입니다. 그래서 은행들이 아직도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둘째는 더 큰 문제입니다. 대출 부실이 다른 대출로 확산되는 문제입니다. 서브프라임은 은행 대출의 극히 작은 부분에 불과합니다. 정상적인 담보 대출인 프라임이 문제될 겁니다. 일부에선 프라임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데, 경기가 내리막길로 치달으면 문제가 안 될 수가 없어요."

―주택 관련 대출 외에 다른 대출도 문제가 될까요?

"기업 대출도 문제입니다. 기업들이 IPO(기업공개)와 M&A(인수·합병)를 위해 엄청난 자금을 은행에서 끌어다 썼지 않습니까. 아직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경기가 나빠지면 경기에 취약한 기업들은 돈을 못 갚아 부도날 수 있습니다. 돈을 꿔준 금융회사도 손실을 보겠지요.

상업부동산도 부실화될 수 있어요. 미국에서 사무실이나 상업용 건물을 짓는 기업들은 경기가 어려워지면 직격탄을 맞게 될 겁니다. 다음은 가계대출입니다. 카드대출이나 자동차대출인데, 이런 문제는 부실을 추정하기 힘듭니다. 경기 침체의 깊이에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손실 규모가 그가 예측한 5000억 달러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는 얘기처럼 들렸다. 신 교수는 동의했다.

"맞습니다. 제가 예측한 건 순수하게 서브프라임의 손실 규모만 따진 것입니다. 지난 4월에 IMF(국제통화기금)가 세계금융안정보고서(GFSR)를 발표하면서 추산한 게 있는데 총 9450억 달러였습니다. 서브프라임과 프라임 등 다른 대출 항목을 모두 포함한 거죠. 이것도 역시 불확실하지만, 현재로선 가장 근접한 추정치라고 봅니다. 모든 게 미국의 경기 상황에 달려 있습니다."

―경기 침체를 예측하시는데, 가장 뚜렷한 근거는 무엇입니까?

"미국의 주택 가격을 보세요. 전국적으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1990년대 캘리포니아와 매사추세츠 주의 경우를 보면, 집값 하락이 최소한 4~5년 진행됐어요. 지역적인 주택 경기 하락도 이렇게 오래 지속됐는데, 하물며 서브프라임으로 전국적인 주택 값이 떨어지는 상황이 당장 개선될까요? 답은 아니란 겁니다. 지난 1년 여 동안 집값이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3~4년은 더 떨어질 걸로 봅니다."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금융감독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규제를 어떻게 할지를 놓고 한창 논란 중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두 가지 규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JP모건에 팔린 베어스턴스나 부도난 영국의 노던록을 보면 뱅크런(예금 인출사태)이 발생했는데, 단기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망했어요. 돈이 급히 필요한데, 단기간에 팔아서 현금으로 만들 만한 자산이 없었던 거죠. 그래서 저는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현금이나 단기국채 등 당장 팔아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자산을 적정 수준 이상으로 보유하게끔 규제하는 겁니다. 자산 구성을 제한하는 거죠.

다음은 자기자본 규제를 탄력적으로 하는 방안입니다. BIS 비율이라는 게 있는데, 현재 8%로 유지되고 있지요. 그런데 이 비율을 예를 들어 호황기일 때는 10%, 불황일 때는 7%라는 식으로 탄력적으로 바꾸는 방안이 있습니다. 호황일 때는 돈줄을 죄고, 불황일 때는 돈줄을 풀어주는 셈입니다."

신 교수는 그러나 "경제 발전을 위해 금융을 활용하다 보면 위기는 당연히 찾아오기 마련"이면서 "위기가 있다고 금융시스템을 막으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가끔 잘못되기도 하지만 그래서 정책 당국자의 역할이 중요한 것입니다."


신현송 교수는 

세계 경제학계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 중 한 사람이다. 금융위기 및 금융시스템 안정성 분야 연구로 세계적 권위를 쌓았으며, 특히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학계는 물론, 금융시장과 정책당국, 언론에서 주목받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뒤 영국 사우스햄턴대와 런던정경대(LSE) 교수를 거쳐 2006년부터 미 프린스턴대에 재직 중이다.

1998년 영국 옥스퍼드대 강사 시절 스티븐 모리스(Morris) 당시 미 예일대 교수(현 프린스턴대 교수)와 함께 발표한 논문(Unique equilibrium in a model of self-fulfilling currency attacks)이 대표작이다. 권위 있는 경제학술지 '미국경제리뷰(American Economic Review)'에 실린 이 논문은 투기 자본의 외환시장 공격에 대한 정책 판단을 다룬 것으로, 세계경제학계에서는 1990년대 이후 최고의 금융위기 분석 논문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선일보 김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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