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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해법 안보여" 장기침체 터널에 선 미국

김세규
Author
admin
Date
2008-01-3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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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거품 붕괴로 금융시스템 위기
금리인하·감세 등 부양정책 안먹혀
"20년대 대공황 수준 악화" 비관론도

미국 경제가 터널의 끝을 알 수 없는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전문가들 사이에선 '1920년대 대공황(大恐慌) 수준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다. 대공황 수준의 극단적 상황은 오지 않더라도 최소 1년 이상, 길게는 몇 년간의 장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작년 4분기부터 미끄럼을 타기 시작한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30일(이하 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해 연 3% 수준으로 낮췄다. 지난 22일 0.75%포인트 떨어트린 지 불과 8일 만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1450억달러 규모의 감세정책도 발표했다. 재정과 금리를 총동원해 경기 하강을 막아보겠다는 미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 이미 댐이 무너져 내리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2001년 이후 급팽창해온 부동산 버블이 꺼지면서 돌출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사태의 충격으로 미국 경제가 1년 이상 휘청거리고 있다. 그 여진의 위력이 얼마나 커질지,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이 힘든 상황에 빠져 있다. 주가는 계속 추락하고 있다. 미국 일각에선 "1929년 대공황 당시의 주가 대폭락(Great Crash)사태가 다시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잠 못 드는 미국 중산층=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회사원 마크 앤더슨(Anderson·45)은 부동산 투자 열기가 한창 뜨겁던 지난 2005년 9월에 살던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집을 2 채 더 샀다.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금리가 낮은 반면에 집 값은 상승 추세여서 나중에 집을 팔아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후 집값은 오르지 않았고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로 금리가 뛰면서 이자 부담은 산더미처럼 불어났다. 앤더슨은 결국 원리금을 갚지 못해 집 3채를 모두 은행에 압류당한 채 지난달 아내와 딸을 데리고 인근 누나 집으로 이사해야 했다.

앤더슨처럼 집을 압류당하는 미국인 수는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부동산거래 전문업체인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압류된 주택건수는 무려 130만건으로 전년보다 79%나 증가했다. 압류 절차가 진행 중인 주택수도 전년보다 75% 많은 220만건에 이른다. 미국인들을 잠 못 들게 하는 것은 주택문제만이 아니다. 뉴햄프셔주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제이미 솜너(Somner·46)는 최근 기름값이 너무 올라 걱정이 태산이다. 외출도 줄이고 아이들 등·하교 차량도 다른 학부모와 풀제로 운영해 보지만 3년 전에 비해 2배 가량 오른 유가 때문에 식료품비를 줄여야 할 형편이라고 그녀는 울먹거렸다.

◆가라앉는 미국 경제=미국인들의 생활고는 거시경제지표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경제 성장률은 2.2%에 그쳐 5년래 최악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4분기의 성장률은 0.6%로 전문가들의 예상치(1.2%)를 훨씬 밑돌았다. 사실상 성장 정체 상태이다. 2001년 이후 저금리 사태로 촉발된 지난 6년간의 호황이 사실상 막을 내린 셈이다.

미국 경제의 침체는 달러 약세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경제에서 무역 등 대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이하. 따라서 달러 약세가 당장 미 경제를 외환위기로 몰고 갈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달러 약세는 수입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압력 증대→금리 인상→소비 둔화 →경기 침체의 악순환으로 이어지면서 미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

현재 미국 경제가 맞고 있는 경기침체는 과거와 비교할 때 악성이다. 부동산 버블 붕괴와 신용 경색, 고유가 등의 초대형 악재들이 동시에 겹쳤기 때문이다.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0년대에도 주택경기 침체로 집값이 폭락하면서 금융기관 연쇄 도산사태를 불러온 적이 있다. 하지만 지난 20년 사이에 주택 관련 대출을 담보로 채권을 발행해 시장에 유통시키는 파생금융상품이 크게 발달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부실한 주택대출이 다른 우량 금융자산과 마구 섞여 전 세계의 금융기관으로 '꼬리표'도 없이 확산됐다. 부실덩어리의 크기가 마치 괴물처럼 숨겨져 있는 것이 이번 침체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확산되는 비관론=미국의 투자가 조지 소로스는 "이번 금융위기는 2차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정부가 서브프라임 위기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이번 사태가 1929년 대공황 수준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1929년 10월 24일 대공황 당시 10년간의 장기 활황을 누려온 미국 증시는 무려 35%나 급락했었다. 마틴 펠트스틴(Feldstein) 전미경제연구소(NBER) 소장은 "금융부문이 취약해 올해 미국의 경기후퇴(recession) 국면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현재의 경기침체를 대공황 시대와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많다. 중요한 경기지표인 고용사정이 아직 그리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 1월 민간부문 고용은 전월의 3만7000명에서 13만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데이비드 위스(Wyss) S&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경제 불안의 핵심인 주택금융시장의 상황이 점점 나아지겠지만 예년 수준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뉴욕=김기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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