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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대출금 못 갚는데… 세계가 왜 휘청거리나

김세규
Author
admin
Date
2008-11-25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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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



돈 빌린 채권으로 만든 대출업체표 합성증권
부실 드러나 투자은행 도산 금융기관까지 휘청거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2002년 전후로 미국에서는 모기지 대출업체들이 신용이 다소 떨어지는 사람들에게도 돈을 빌려 주려고 변칙 모기지 상품들을 앞다퉈 내놓습니다. 돈을 빌린 초기 1~2년은 시중금리보다 턱없이 낮은 2~3%의 낮은 이자만 물게 한 뒤 대출 2~4년이 지난 시기부터는 7~8% 이상의 고금리를 감당하도록 설계했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대표적입니다. 2~4년 후 고율의 이자가 부담스러운 서민들에게 모기지 업체들은 굳이 고율의 이자를 갚을 필요 없이 그때 가서 오른 값에 집을 팔면 다 해결이 된다고 유혹했습니다. 물론 서브프라임모기지에 대한 경고등은 몇 차례 켜졌지만 그때마다 정치 논리에 꺼져버렸습니다. 그 최대 수혜자가 서민들과 흑인이었기 때문입니다.


2차 불안 MBS·CDO로 인한 금융회사 손실(2007년 7~8월)

지금부터 점점 용어가 어려워집니다. 바짝 긴장하세요. 이번 사태가 그냥 주택담보대출의 부실 차원이라면 이처럼 확산은 안 됐을 겁니다.

문제는 모기지 업체들이 보유한 채권이 갖가지 파생상품으로 둔갑해 곳곳으로 퍼져나간 데 있습니다. 투자은행들이 앞장을 섰는데 결국 문을 닫고 만 5위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의 부실도 이 무렵 불거졌습니다.

모기지저당증권(MBS)

모기지 업체들은 돈을 빌려준 채권(모기지)을 저당으로 잡힌 다음 이를 다시 별도의 증권으로 만들었습니다.

갑돌이에게 1000원 빌려줬다는 문서로 증권을 만들어 시장에 또다시 유통을 시킨 것인데, 돈 빌려준 입장에서는 빌려준 돈을 받기도 전에 또 돈을 굴린 셈입니다. 이걸 어려운 말로는 레버리지(leverage·차입)를 높인다고 하는 겁니다. 하지만 MBS는 다음에 설명할 CDO와 비교하면 그나마 양반입니다.

부채담보증권(CDO)

한마디로 섞어찌개입니다. 우량채권과 불량채권 등 위험도가 서로 다른 여러 채권을 섞어서 담보로 잡힌 뒤에 이걸 가지고 증권을 만들어 판 겁니다. 원래 불량채권이란 돈을 받을 가능성이 떨어지는 채권이라 아무도 사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걸 우량채권에 끼워서 '평균으로는 그다지 불량하지 않다'며 여기저기 판 겁니다. 언뜻 위험이 분산된 듯 보이지만 결국은 증권 자체가 부실이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습니다. 이 시기에 이들 파생상품을 운용해 재미를 보던 금융회사(투자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충격을 받기 시작합니다.


3차 불안 구조화투자전문회사의 위기(2007년 11월) 

CDO 등 파생금융상품이 한창 문제를 일으켜 금융기관의 부실 문제가 불거질 무렵 이번엔 SIV 문제가 터져나옵니다.

주요 금융기관들이 SIV라는 특수자회사를 만들어 부실자산을 숨겨온 것이 하나 둘씩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죠.

지금도 곤욕을 치르는 씨티은행도 이 시기에 SIV 부실이 천문학적이란 얘기가 나돌면서 위기를 겪기 시작합니다.

구조화투자전문회사(SIV)

SIV는 금융기관들이 가지고 있는 자산 일부를 떼내어 유동화 작업 등을 통해 고수익을 노리도록 만든 특수 자회사입니다.

대차대조표에 올리지 않는 부외거래(簿外去來)가 가능해 부실을 숨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상당수 금융기관들이 다소 위험성이 높은 증권화(Securitized)를 할 때면 SIV를 주로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SIV에서 부실이 나면 결국 모든 책임을 모(母)회사에 해당하는 금융회사 장부에 올려야 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부실을 감출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부실이 확정된다면 이 같은 행위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린 격이 되었죠.

'너무 커서 망하지 않는다'(too big to fail)는 대마불사의 대표주자로 꼽히다 최근 부도 위기까지 내몰린 씨티그룹의 경우 장부상 자산은 2조 달러, 장부 외 자산은 1조2300억 달러인데, 장부 외 자산의 상당부분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관련 부실 자산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무렵 씨티그룹 등 SIV를 많이 만든 금융기관의 부실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세계 증시는 또 한번 무너집니다.

4차 불안 보증의 위기(2008년 1월) 

2008년 들어서도 위기는 잦아들지 않고 오히려 확대 양상을 보였습니다. 미국 국가 신용등급과 똑같은 'AAA등급'을 받는 채권보증회사 암박(Ambac)의 주가는 폭락하고 신용등급이 하향됐습니다. 보증 회사가 흔들리니 금융권은 신뢰의 위기로 휩싸였습니다.

채권보증회사


채권보증회사란 말 그대로 금융기관이 발행한 채권을 보증해주는 회사입니다. MBS와 CDO에 물린 금융기관들의 부실이 커지자 채권보증회사마저 수렁으로 끌려옵니다. 지난 1월 16~17일 이틀 동안 미국 2위의 채권보증업체 암박의 주가가 70%나 급락합니다. 암박의 몰락 우려로 금융기관 사이의 의심을 키우게 됩니다. 안 떼인다고 보증을 받은 채권도 돌려받지 못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죠. 오로지 현금만을 믿으면서, 금융기관 사이에도 돈이 돌지 않는 '신용경색'이 시작된 거죠.

CDS(Credit Default Swap·신용디폴트스와프)

지난 2월부터 언론에 본격 등장합니다. CDS란 쉽게 말해 파산(부도) 보험입니다.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금융기관이 부도가 나면 원금을 상환받을 수 있도록 한 보험 성격의 파생금융 상품입니다. 당초 만들어질 때부터 호황 때는 부도 등의 위험에 거의 노출이 안 돼 수수료만 받아 챙기면서 떼돈을 벌고, 불황 때는 연쇄충격으로 천문학적인 피해를 보도록 만들어진 기괴한 상품이었습니다. 이번 위기 국면에서 채권의 부도 위험성이 한꺼번에 올라가자 CDS를 거래한 보험사나 투자은행은 거의 무한대의 위험에 노출된 겁니다. 뉴욕타임스(NYT)가 이 무렵 "CDS가 금융위기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보도합니다. 그래도 이때까진 CDS가 세계 최대 보험사 AIG를 삼킬 것으로는 보지 않았죠.

5차 불안 금융 부실의 확대(2008년 3월) 

불황에 노출돼 위험에 빠져들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나올 수밖에 없는 파생상품 CDS의 위기는 순식간에 금융권 전체로 확산되면서 마침내 세계 최대 사모펀드의 핵심자회사 칼라일 캐피털의 부도를 유발하고, 세계 5위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주당 2달러에 매각되는 충격적인 사건을 만들어냅니다. 이 시기 미국 정부는 노골적인 시장개입에 나서기 시작했고, 시장은 정부의 즉각적인 개입으로 잠시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이미 내부적으로 부실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늘고 있었습니다.

투자은행, 상업은행

이번 사태의 가장 핵심부에 자리한 금융기관을 꼽으라면 단연 투자은행입니다. 투자은행은 돈을 빌려주면서 수익을 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상업은행과 달리 고위험, 고수익의 파생금융상품을 집중적으로 유통시키는 금융기관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원래는 인수합병(M&A) 등의 영역에서 고유 기능을 했지만 어느새 파생금융상품의 최대 유통자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6차 불안 美 모기지 시장 붕괴·유럽 전염(2008년 6~7월)

3월 17일 세계 5위의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는 주당 2달러에 JP모간에 인수됩니다. 이 인수합병의 협상과정에 폴슨 미국 재무장관이 중재자 역할을 하게 되고, 이는 이번 금융사태 해결에 있어 미국 정부의 본격적인 개입을 알리는 신호탄이 됩니다. 생존의 기로에 서게 되자 콧대 높던 월가의 금융기관들도 정부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신세가 됐습니다.

여름에 접어들면서 이번엔 미국 정부가 망할 때 함께 망할 정도로 튼튼하다던 패니메이(Fannie Mae)와 프레디맥(Freddie Mac) 등 미국 양대 국책 모기지 회사가 부도날 지경에 이릅니다. 세계 각국은 이 두 회사의 채권에 대해 미국 국채 수준의 안정성을 믿고 대량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의 위기는 글로벌 사회에 또 하나의 충격이었습니다. 이 즈음에 금융위기가 마침내 미국을 넘어 전세계로 퍼집니다. 특히 유럽 금융기관의 숨겨진 부실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국책 모기지 회사

7월 초 미국 국책 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 프레디맥의 손실이 커지면서 750억 달러의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보도가 나오자 주가는 2주일 만에 60달러에서 10달러 안팎으로 폭락합니다. 두 회사는 미국 은행들이 모기지 대출을 해주면 이 채권을 사들여 다시 돈을 융통해주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미국 주택시장의 최후의 보루 같은 두 회사가 부도나면 미국 모기지 시장은 물론 주택 신규 거래가 없어져 집값 폭락 등 공황 상태가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일각에선 두 회사의 존립은 미국의 안보 차원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결국 미국 정부는 '도덕적 해이'란 지적에도 불구, 2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이 두 회사에 투입합니다. 그래도 근본적인 치유는 아니었습니다. 부실 증가가 진행형이었기 때문입니다.


7차 불안 금융 불안에서 시스템 위기로(2008년 9월 이후)

9월 15일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최악의 공포를 몰고 옵니다. 천문학적인 파생상품을 주무르던 리먼의 파산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아무도 믿지 않는 불신의 시대로 돌입했습니다. 이제까지는 부동산 문제가 해결의 핵심이었다면 이때부터는 금융의 신뢰 회복이 최대 관건으로 등장합니다.

신용위기

신용위기는 아무도 믿지 않는 겁니다. 경제 활동에서 신용위기란 것은 시스템의 위기를 말합니다.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제는 굴러갈 수 없는 법입니다. 중앙은행들이 아무리 돈을 풀어도 돌지 않고, 세계 금융기관 간 돈을 빌리는 기준금리인 리보(LIBOR·런던은행간금리)는 2%대에서 5%대로 급등합니다. 세계 각국은 금융 시스템부터 살리겠다면서 유동성을 마구 쏟아 붓습니다.

구제금융


국가든 기업이든 개인이든 돈이 없으면 다른 나라, 다른 기관, 다른 사람에게 손을 벌려야 합니다. 바로 구제금융입니다. 97년 외환위기 때 우리가 그랬습니다. 리먼 사태 이후 아이슬란드헝가리, 파키스탄, 라트비아 등 약한 나라들이 줄줄이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을 신청했습니다. 미국은 자국의 금융기관을 살리기 위해 사상 최대의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안을 마련했고, 영국은 은행들의 국유화라는 초강수를 던집니다. CDS부실은 점점 심화돼 세계 최대 보험사 AIG에 15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최대 금융기관이었던 씨티에도 구제금융이 투입됩니다. 위기는 금융분야에서 실물분야로 급격히 번지는 양상입니다. 문제는 이 위기의 끝을 아직도 아무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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