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바뀌어도 ‘비즈니스=위치’…‘앞엔 큰길, 뒤엔 주택가’ 명당

주차장 없으면 매상 올리는데 한계, 교통량 많고 신호등에 걸리면 최적

▶업소를 볼 때는 가장 먼저 차량의 흐름을 감지하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이런 곳에는 미국의 유명 프랜차이즈 업소가 진을 치고 있다. 사진은 윌셔가의 번접한 코너로 특정 기사와는 무관함.


2007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의 비즈니스 전망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꾸준하리라는 것이다. 역시 먹고사는 문제가 걸렸기 때문이다. 올해도 많은 사람들이 사업체를 살 것이다.

사업체를 고르는 가장 큰 잣대는 바로 위치(location)이다. 좋은 위치는 사업체의 가장 큰 고정 자산이라 할 수 있다. 리스는 랜드로드와의 협의로 조정이 가능하고, 인건비 역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매상을 올리는 위치는 움직일 수 없는 불변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위치보는 법을 일반적인 잣대로 알아보자.

▷주차장이 중요하다
리커스토어 경험자가 최근 ‘좋은 위치’의 가게를 인수했다. 외적으로는 준수한 편에 속했다. 리스 조건은 스퀘어피트당 1달러가 안됐다. 또 라티노 중하위층이 몰려 사는 곳이었다. 가게도 넓직해 물 기계도 설치했다.

그런데 바이어는 한 가지를 소홀히 했다. 주차장이 아예 없었던 것이다. 물론 스트릿 파킹은 가능했지만 밤에는 인근의 주점을 찾은 고객들의 차가 거리를 선점했다. 매상 증대에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밤에 리커스토어 손님은 지나가는 손님이 많다. 사인판을 보고 물건을 사려고 하지만 주차장이 없으면 그냥 지나친다. 한두 블록을 더 가면 다른 리커스토어가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에서 얘기하는 위치란 바로 주차장의 확보 유무이다. 스트릿 파킹이 ‘널널하면’ 나쁜 조건은 아니지만 스트릿 청소나 주차 시간 제한 같은 유사시를 대비해 자체 주차장은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교통이 너무 빠르면 안좋다
교통량은 당연히 많아야 손님이 꼬이지만 차량 흐름이 너무 빠르면 곤란하다. 운전이 서툰 노인이나 여성들은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빨리 달리다가 속도를 줄이자니 겁이 난다.

신호등이 걸리는 곳에 위치한 업소가 좋다. 차가 쌩쌩 달리고 신호등과 신호등 사이에 위치한 업소는 그리 권할 만 하지 않다.

▷출퇴근 차량을 구분해야 한다
도너츠는 미국의 전형적인 아침 식사 메뉴다. 그런 도너츠 샵이 퇴근 길 흐름이 많은 곳에 위치하고 있으면 낙제점이다. 커피 샵도 도너츠 샵과 비슷한 맥락이다.

같은 패스트푸드 점이라도 메뉴에 따라 위치가 다르다. 아침 메뉴를 주로 파는 업소에서는 출근길에, 저녁 메뉴가 강세인 패밀리 레스토랑은 퇴근길에 있어야 한다.

세탁소는 출근 길에 있는 곳이 좋다. 세탁물을 출근하면서 맡기고 가기 때문인데, 맡긴 옷은 퇴근하면서 찾는다.

▷좋은 위치
앞으로는 대로변을 끼고 있고 뒷쪽으로는 주택가가 있는 지역을 최고로 친다. 이런 위치는 리커스토어나 마켓, 세탁소 등 한인들이 선호하는 모든 업종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동네 장사인 마켓은 큰 길을 끼고 있지 않더라도 차 없는 주민들이 몰려 사는 아파트 촌이라도 그리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박은 없다
주택가 손님은 고정 손님으로 보며, 대로변 고객은 지나가는 손님으로 친다. 고정 고객 대 뜨내기 손님의 비율은 70 대 30으로 보면 된다.

▷차가 들어오기 편해야 한다.
차씨는 차량이 몰리는 곳에 햄버거 샵을 가지고 있다. 오거리에 신호등이 있는 곳이라 위치는 좋은 편이었다. 그런데 파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위치 조건은 좋은데 건너편 차선에서 자신의 업소로 진입하는 데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런 위치는 좋게 치지 않는다. 오가는 차량의 절반만 손님이 드는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근에 대형 체인점이 있거나 버스 정류장이 앞에 있으면 금상첨화다.

▷방향을 따진다
교통량, 신호등 유무, 차량 방향이 비슷하다고 모든 조건이 똑같지는 않다. 미국에서는 방향을 따진다. 남서쪽을 가장 좋은 방향으로 본다. 반대로 동북쪽을 나쁜 방향으로 친다. 남서쪽을 최고의 방향으로 치는 이유는 차가 들어오고 나가기 쉽기 때문이다.

미주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