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가을 한국방문시 나는 고등학교 삼학년때 반장을 했던 친구를 만났다. 종합병원 병리과장님을 하고 있어서 이름 석자를 대니 무사통과로 사무실까지 친절히 안내되었다. 
그런데 만나서 반갑기는 했지만 그 친구는 너무 말라 있었다. 당황한 내 모습을 보고 그녀는 단식원이라는 곳을 갔다 왔다고 한다. 일주일 휴가를 단식원에서 단식을 하였다고 한다.
 
의사이기에 단식의 유익을 알아서 도전해 본 것이다. 나는 그 친구의 말을 듣고 내 자신을 바라보면서 이 나이가 되도록 금식을 그 정도로 오래 해본적이 없어 은근히 학교 때 가졌던 그 친구에 대한 열등의식이 밀려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녀는 나에게 자신은 기독교인 이지만 자신의 의지로 신앙생활하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다. 자신의 의지에 끌려다니는 자신이 이제는 힘들다고 한다. 어디까지 갈지 두렵기도 하고... 죽음의 경지까지 갔다 왔지만, 주님을 만난 기쁨보다는 자신이 한껏 커진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자신이 가진 것을 내놓기에는 버리고 포기해야 할 것이 많은 자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자기 자신을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에 순종시키기가 어려운 것이었다. 그 친구는 하나님께 가까이 가고자 금식을 한 것이 아니고, 몸에 좋은 단식을 한 것이다.

동기가 믿음이 아닌 건강이었던 것이다. 
 
예수님의 고난주간에 그 친구 생각이 났다.
금식은 고난의 예수님을 가까이 하는 것이다. 또한 육신의 연약함을 절감하고 항복하며 주님께 나아가 는 것이다. 그만큼 우리의 혼과 영, 육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 
 
성경 말씀에서는 금식을 ‘흉악의 결박을 끊어주는 것"(이사야58:6)이라고 한다. 우리는 좀 더 어린아이와 같아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하루만 밥을 먹지 않아도 무기력한 우리의 모습을 하나님께 인정하고 그의 은혜를 구하는. 동시에 주님을 더욱더 경험하기 위해 스스로 금식의 자리에 나아갈 수 있는 영적성숙도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주님은 이러한 자들에게 주님의 성품을 아낌없이 전수해주신다고 나는 믿는다. 왜냐면 주님이 이 금식을 아주 많이 기뻐하시므로.
 

김미연 사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