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속도 둔화된 것 실업 증가 땐 더 악화"

"미국 주택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주택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통계적 가공(statistical artifact)'일 뿐입니다."

부동산학으로 권위 있는 미국 UC버클리에서 피셔부동산연구소(Fisher Center For Real Estate & Urban Economics) 소장을 맡고 있는 로버트 에델스타인(Edelstein) 교수는 "미국 주택가격 하락속도가 둔화되고 있지만 위기상황을 빠져 나왔다고 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국 주택시장의 지표 개선을 착시현상으로 진단했다. 미국 20개 대도시 주택가격이 3년간의 하강행진을 멈추고 5월과 6월 두달 연속으로 상승하고, 주택거래가 늘어나는 등 일부 지표가 개선됐다고 해서 미국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끝났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에델스타인 교수는 "비싼 주택이 급매(short sale)나 압류(foreclosure)로 헐값에 팔리기 때문에 주택거래가격이나 거래량이 회복되는 것처럼 보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시장의 또 다른 불안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는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 그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이제 시작단계"라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은 대개 5년 만기로 대출이 이루어지는데 부동산시장이 호황이었던 2005년 이후 대출의 만기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상업용 부동산은 주택보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주택시장의 침체와 같은 파괴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부동산시장의 향후 전망에 대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째 경기가 예상밖으로 빨리 호전되면 주택이나 상업용부동산 시장도 내년이나 내후년쯤 회복할 것이란 일부의 관측에 대해 에델스타인 교수는 "그 확률은 10%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둘째 부동산시장이 현재 바닥이지만 향후 장기간 바닥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하는 U자형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40%쯤 된다고 했다. 가장 확률이 높은 50%의 시나리오는 부동산시장이 아직 바닥이 아니고 더 떨어지는 현상이라고 그는 밝혔다.

에델스타인 교수는 부정적인 전망의 근거로 고용사정의 악화를 들었다. "실업이 계속 증가한다면 부동산시장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현재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 이제 막 해고를 시작하려 하고 있다"면서 "해고가 본격화되면 부동산시장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인터넷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