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에 디지털 이미지 센서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최근 한국 기술 기업들이 미국 내 투자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관세 정책의 수혜를 보기 시작했다는 신호가 나왔다.

애플은 수요일 성명을 통해 “세계 최초로 사용되는 혁신적인 반도체 제조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삼성 반도체 공장과 협력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기술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은 스마트폰 카메라에 사용되는 ‘3단 적층 이미지 센서(three-layer stacked image sensor)’를 제작해 내년 출시 예정인 아이폰 18에 공급할 계획이다.

애플은 “이 기술을 미국에 먼저 도입함으로써, 이 공장은 전 세계로 출하되는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의 전력과 성능을 최적화하는 칩을 공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은 팀 쿡 애플 CEO가 백악관에서 발표한 1,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반도체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나, 애플처럼 미국 내 투자를 하는 기업은 새 관세를 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과 경쟁사 SK하이닉스는 미국에서 첨단 제조 시설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한국의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목요일, 이 두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는 100% 관세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며, 한국산 반도체가 다른 국가 대비 불공정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지난주 한·미 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종환 상명대학교 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외국산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가 임박한 상황에서, 삼성은 애플과의 이번 계약을 따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계약으로 일본 구마모토에서 TSMC가 위탁 생산하는 소니의 이미지 센서가 더 이상 애플의 독점 공급처가 되지 않게 됐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미국 내 생산시설이 없는 소니보다 삼성을 선호했을 것이다. 관세가 부과되면 소니와 다른 일본 반도체 제조사들은 타격을 받기 시작할 것이고, 삼성의 미국 내 생산능력 확대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는 성명에서 “우리는 고객에게 센서 기술을 제공하는 데 있어 앞서 있다는 자신감을 유지하고 있으며, 센서 크기와 밀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기술 발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니는 또한 올해 회계연도에 미치는 관세 영향 예상치를 기존 1,000억 엔(약 6억8,000만 달러)에서 700억 엔으로 낮췄다.

삼성과 애플의 이번 계약은 2010년대 특허 분쟁으로 인한 불화 이후 두 기업의 관계 회복을 의미하기도 한다.
애플은 주력 칩 위탁 생산 파트너로 삼성 대신 TSMC를 선택했고, 이는 지난 10년간 삼성의 반도체 사업 하락세에 촉매제가 된 결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이미지 센서 계약은 최근 삼성의 반등 신호로 해석된다. 불과 지난주 삼성은 텍사스 테일러시 반도체 공장에서 테슬라에 인공지능 칩을 공급하는 16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발표한 바 있다.

기움증권 박유악 애널리스트는 “규모가 큰 계약은 아니지만, 애플의 이미지 센서를 독점 공급하던 소니 외에 삼성도 공급업체가 된 것은 의미가 있다”며 “이번 계약은 삼성 미국 공장의 가동률을 높이고 파운드리 부문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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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Financial Times 2025년 8월 7일자
https://www.ft.com/content/aff9b9ce-956d-4716-99da-8fc25f4b878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