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거부들이 선호하는 리조트 섬이나 부호촌 부동산 가격도 금융위기 여파로 급락하고 있다.

미 플로리다주 남동부의 피한지 마이애미에서 1마일도 안떨어진 곳에 자리한 피셔 아일랜드는 1980년대말 이후 부자들의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다. 쇼 진행자 오프라 윈프리와 금융인 마틴 즈웨이그 등도 이 섬에 콘도를 갖고 있다.

이 섬에 있는 전체 콘도 695채 가운데 약 25%가 금융위기 탓에 현재 매물로 나와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인터넷판이 1일 전했다.

이같은 매물은 근년 들어 나온 매물의 두배에 해당하지만 임자를 좀체 찾기 힘든 상황이다.

피셔 아일랜드에 120만달러를 투자해 콘도미니엄들을 건설해 한목 본 리처드 굿윈은 현재 콘도 가격이 기존의 40%대로 떨어져 고민에 빠져있다. 1년전엔 상상도 못할 일이다.

현재 콘도 가격은 적게는 33만5천달러에서 많게는 3천만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 섬에 침실 5개 짜리 콘도를 보유한 전직 홍보회사 사장인 테드 핀커스는 "콘도 주인들이 아무도 판매가격에 하한선을 두지 않고 있다"며 "피셔 아일랜드도 여타 많은 지역들처럼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피셔 아일랜드의 부동산 중개업자인 데니스 레빈은 "지난해에 콘도 30채가 팔렸는데 이는 2005년의 100채에 비해 턱없이 적다"며 "2년전 420만 달러 나가던 콘도가 최근엔 340만 달러에 팔렸다"고 털어놨다.

미 여타 지역의 최고급 빌라촌도 타격받기는 마찬가지.

매사추세츠 인근 섬인 낸터켓의 빌라들의 지난해 매도금액은 총 4억4천500만달러로 이는 2005년에 비하면 약 50% 떨어진 것이다.

뉴욕 롱 아일랜드의 부촌(富村) 사우스햄튼에서도 부동산 시장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3분의 1이나 축소됐고 몬태나 빅 스카이 소재 부자들의 휴양지 '옐로스톤 클럽'은 지난해 파산을 신청하기도 했다.

하디스티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임스 하디스티는 "(미국내) 최고 부자들이 보유하는 부동산 가격도 떨어졌다"며 "이는 보통 사람들이 더욱 큰 '냉엄한' 부동산 시장을 맞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피셔 아일랜드의 소유주 겸 유일한 개발업체인 '피셔 아일랜드 홀딩스'는 당초 계획했던 콘도미니엄 착공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