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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 아랑곳 않고 집값 계속 오르는 도시, 비결은
'수퍼스타 시티'의 비결은?
- 부자들 지속적으로 늘고 주택공급 제대로 안돼야 집값 올라
- 뉴욕·샌프란시스코 등 해당… 땅 많은 라스베이거스는 하락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 위생 당국은 갑자기 늘어난 모기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건조한 사막지대라 해충이 많지 않던 라스베이거스에 모기떼가 출몰한 이유는 뜻밖에도 집값 하락에 있다.
최근 1년간 집값이 25.9% 포인트 급락하면서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가 대출금을 못 갚아 가압류당한 빈집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에 딸린 수영장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모기 서식처로 둔갑한 것이다.
호텔 건설 붐이 불고 외국 부호들이 주택을 사들이면서 2006년 한 해에만 집값이 40% 급등했지만 이젠 옛 추억이 됐다. 마이애미도 최근 1년간 집값이 24.6% 급락했다.
그러나 이들 두 도시와 대조적으로 뉴욕 맨해튼 집값은 불경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르고 있다. 도시에 따라 명암(明暗)이 갈리는 이유는 뭘까.
■공급 증대가 가격 하락의 결정타
2006년 미국 집값 급등기에 이미 라스베이거스와 마이애미 주택시장의 몰락을 예견한 사람들이 있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의 조셉 그르코와 토드 시나이,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의 크리스토퍼 메이어 교수 등 세 학자이다. 이들은 2006년 '수퍼스타 시티(Superstar Cities)'라는 공동 논문에서 40년간의 미국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과 인구·소득 통계를 분석, '특정 도시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집값 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높았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들 도시를 '수퍼스타 시티'라고 명명했다.
그렇다면 어떤 조건이 이들 도시를 수퍼스타 시티로 만들었을까? 세 교수의 분석 결과 조건은 두 가지였다. 첫째, 그 도시에 살기를 원하는 부자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야 한다. 둘째, 건축 규제나 가용 토지 부족으로 주택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야 한다.
그런데, 라스베이거스나 마이애미의 경우 주택 수요가 많긴 하지만, 건축 규제가 강하지 않고 개발 가능한 토지가 많다. 결국 집값이 급등하면 주택 공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집값이 급락할 것이라고 이들은 전망했다. 주택 개발이 가능한 용지가 바닥난 뉴욕과 달리, 라스베이거스와 마이애미는 주변에 개발 가능한 토지가 많아 집값이 오르면 교외 지역에 주택 단지가 급증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예측은 불과 2년도 안 돼 정확히 적중했다.
그러나 세 교수의 조사 결과 뉴욕·샌프란시스코과 같은 수퍼스타 시티 지역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주택 가격이 2005년까지 15년 동안 평균 43% 올랐다. 반면 주택 공급이 많았던 지역은 평균 19% 하락했다. 한국에서 주택 공급이 많았던 지방의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았던 것도 비슷한 이유로 설명할 수 있다.
■공급 많았던 교외 지역 몰락론 제기
최근 미국에서는 교외 주택의 몰락론이 제기되고 있다. 2000년 이후 집값이 급등하면서 미국에서 지어진 1000만 가구의 주택 대부분이 교외 주택단지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집값이 비교적 저렴해 저소득층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활용, 내 집을 마련했던 지역이다.
더구나 이혼율 증가와 고령화, 저(低)출산 추세로 인해 교외의 넓은 주택에 대한 수요가 줄어 들고 있다.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출퇴근 비용이 급증, 주택시장이 회복된다고 해도 교외 주택단지의 수요가 늘어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버지니아 공대 대도시연구소의 아서 넬슨(Nelson) 교수는 인구 구조 변화와 주택 공급 예상치 등을 기초로 2025년이 되면 교외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2200만 가구의 주택이 과잉 공급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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